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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핸즈

2016-11-07 / 세븐핸즈 매거진

[미토 기자] 양 빚는 양키누나, 채운(CHAEWOON)

By

 

 

연희동의 빨간머리 앤

《 세라믹아티스트 이정애 》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저번 촬영때 만나뵜던 미토기자 인데요, 기억나시죠?

첫만남 때 크리스챤 롹을 틀어놓고 양 빚는 모습이 너무 매력적이셨어요.

채운에 다시한번 방문해도 될까요?"

 

"네 물론이죠! 언제든지요!"

 

 

 

 

 

다시 방문한 채운(CHAEWOON)에는 여전히 귀여운 양들이 하나 둘 빚어지고 있었고,

넓다란 도자기식탁에 자연스레 앉은 우리는 핑퐁대화를 시작하였다.

 

 

 

저번 촬영 때 CCM을 틀어놓고 양을 빚어내시는 모습이 정말 인상깊었어요 작가님!

 

"아-(웃음) 여기 자체가 원래 ‘예수로 채운’이에요. 크리스챤 아티스트들을 위한 공간인데 제가 전공이 미술이다보니 미술쪽으로 시작을 한거구요.   그게.. 음 이곳이 나무같은 존재라면, 크리스챤 아티스트들이 가깝게 열매를 맺어주길 바라는 의미에서 생각을 하게됬어요.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온건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게 결코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분이 도와주신거라고 저는 확신해요."

 

 

가볍게 시작해볼께요. 좋아하는 시간대는 언제이시고? 이유는 어떻게 되나요?

 

"가장 좋아하는 시간대는 새벽이에요. 아침. 요근래 2개월동안은 아니었지만요 하하. 제가 2개월 정도 방황을 좀 했거든요.(웃음) 저는 크리스챤이니까 그분에게 맞춰 사는 삶이 습관화되어 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묵상하는 그 시간이 너무 좋아요. 그 시간이 잘 이루어졌을 때 하루가 잘 흘러가는 기분이 들거든요. 날씨가 흐리던 맑던, 참 고요한데 세밀한 음성이 들리는 것 같은? 어떤 사람처럼 기적적인 것을 체험하지는 않지만 아침의 묵상은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 속삭여주시는 세밀한 음성 같아요.

하지만 안한지 몇 개월 됐지요 흐흐. 여튼 그래서 전 아침시간이 좋아요. 커피를 마시면서 성경책을 보는, 양식과 생명의 양식이 함께하는 그 시간대를 전 오랫동안 좋아해왔어요."

 

 

 

 

 

블로그에서 ‘채운’의 뜻이 무지개구름 이고, 무지개약속처럼 우리 삶의 비워있는 공간을 채운다는 뜻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읽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어요!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였어요. 수영을 하다가 하늘을 올려다 봤는데 무지개구름이 딱 있는거에요. 되게 신기했어요. 주위에 몇몇 사람들이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일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하늘을 보지 못하고 있더라구요. 근데 나는 그것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은혜로웠어요.

성경적으로 무지개는 ‘약속’이라는 의미가 있거든요. 무지개구름의 의미는 뭘까 궁금해서 수영복 입은채로 바로 들어가서 검색을 해보니까 그 무지개구름이라는게 '채운'이라고 뜨더라구요 백과사전에! 그런데 갑자기 그 옆에 깜빡깜빡거리는 글씨로 '예수님으로' 라고 적혀있었어요. (그래서 '예수님으로 채운'으로 보였어요) 어머. 그게 너무 신기한거예요. 그 때 생각했죠. '나중에 예술쪽으로 무언가를 하게 되면 채운이라는 이름을 써야겠다.'

그 때 비젼을 찾은거죠."

 

 

채운에서 하는 작업에 대해 이야기 좀 해주세요!

 

"제 작업을 보면 동물들이 많은데 사실은 노아의 방주에서 나온 동물들이에요. 저는 성경이야기를 도자기로 만들어서 전시하는게 목표에요. 그걸 저 혼자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저처럼 도예를 한다면 도예로 같이 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크리스챤 아티스트들이 함께하는 전시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채운은, 저의 공간이라기 보다는 크리스챤 마인드를 갖고 예술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교집합으로 모여있는 공간인 거 같아요. 제가 책임을 갖고 운영하는 것 뿐이죠."

 

 

노아의 방주 속 동물들과 채운 작가님

 

 

 

특별한 물건이 있다면? 요즘에 애착이 가는 물건이라든지..

 

"음.....저는....없어요. 요즘에는 없어요. 예전 같았으면 많았겠지만 지금은 없어요. 지금은 내 것이 내 것도 다 아닌 것 같고.

어떤 걸 애착을 갖고 소중하다고 생각하면 욕심만 생기게 하는 것 같아요. 내 공과 시간이 당연히 들어가서이기 때문인지. 그래서 일부러라도 버리는 습관을 많이 해요.

전에는 모든 것을 소중하게 움켜쥐고 있었는데, 어차피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몸이니까 내꺼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최근에 많이 했어요. 그래서 어떤 것에 크게 집착하지 않으려고 해요. 생각해보면 제 것보다 다른 사람의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러다보니 소중한 게 지금은 딱히... 없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쭉 없을 거 같아요.(웃음) 만약에 내가 내일 죽는다는 걸 알아요. 그러면 나는 “좋아 그래 오케이.” 하고 여기 있는 모든 것을 가족과 그 외의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드리고 가고 싶어요."

 

 

인상 깊었던 책의 내용이 있다면?

 

"책....잠깐만...! 제가 요즘 만화책을 봐서요.(웃음) 음, 저는 원래는 종교서적 위주로 보긴하는데요.

하나만 딱 이야기하자면.. 저는 「빨간머리 앤」 이라고 할께요. 빨간머리앤은 제 모토같은 인물이에요. 만약에 나한테 세상적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싶냐고 물어본다면 빨간머리앤 이에요. 앤은 고아로 자랐지만 굉장히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요. 되게 역경에서 자랐는데 그 역경이 묻어나지 않는 캐릭터에요. 앤을 입양하러 와주지 않는 상황이 왔는데도 ‘오늘 만약에 아무도 나를 데리러오지 않아도 나는 저 아름다운 나무에 올라가서 하룻밤을 자야지. 그럼 너무 낭만적이겠다.’ 해요. 나같으면 그 기찻길에서 울고불고 난리가 났을텐데 말이죠.

나무가 아름다우면 ‘와- 이곳에서 즐기다 가야지’ 하면서 낭만적인 이름을 지어주기도 하고. 그런 마인드가 너무 좋아요.

실수도 많이 하고 말괄량이 같은 부분이 있긴 하지만 항상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 상황에 빠져서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더 콧대높고 우아하게 행동해요. 순수하면서 정의와 의리도 있고 사랑도 할 줄 알고. 앤에게 주어진 그 상황에서 저라면 그렇게 못 할 것 같아요.

그렇게 못하기때문에 그 캐릭터를 더 추구해요."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면?  그리고 이유는?

 

"전 연희동이 좋아요. 연희동에 이 곳, 제 작업실이 있잖아요. 작가한테 작업하기는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조용하고 소소하고 산책하기에도 너무 좋아요. 맛있는 빵집도 근처에 많고요. 작업실을 한지 2년정도 됬는데 마을 분위기가 너무 따뜻해서 좋더라구요. 동네 사람들끼리 가깝게 소통하고 지내는 게 재미있기도 하구요.

그리고 뭐..제 작업실 자체가 추억도 많은 곳이고! 여기가 원래 아무것도 없었던 공간이었는데, 제가 좋아했던 친구와 같이 이 작업실을 만들었어요. 만들면서 고생도 많이 했고요. 그래서 의미가 되게 깊어요."

 

 

 

 

 

요즘 가장 집중하는 일이 있다면?

 

"드라마 보는건데.. 하하

음 요즘에 집중하는거는.. 작업활동이요! 양을 만들고 성경의 한 장면을 작업으로 표현해서 성경을 아시는 분이라면 다 알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만드는 것이요. 그리고 또, 작품활동 뿐만 아니라 제가 이 곳을 더 열심히 운영해서 예술을 하시는 분들이 소통하는 작업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만들어 나가야겠지요. 이 곳을 돌보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활성화 시켜서 알리는 것이요. 다른 작가들이 열매를 맺게 해주는 일."

 

 

이제 마지막 질문이에요. 당신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저요? 와....어려운 질문이네요. 한마디로? 이게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이어서요.

제가 별명은 있어요, 양키누나!(웃음웃음) 제가 어떤 질문을 받았을 때 단어로 잘 표현을 못할 때가 있거든요. 자유분방하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미쿡누나, 양키누나라고들 해요. 파키스탄 여자도 있어요 하하하.

어.. 저는 뭘까요.. 한마디로?....

저는 한마디로 정의를 내릴 수 없는 사람 같아요. 제 속에 여러 모습이 있어요. 저는 한국 사람의 부분도 있지만 외국 사람의 느낌도 있어서 너무 많은 색을 가지고 있어요. 어떤 부분은 내 마음대로 할 때도 있고 지혜가 필요할 때는 그렇게 행동하고 그래서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어요. 사차원이라는 소리도 많이 듣고. 남들이 보면 제 멋에 산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제게는 저만의 바운더리가 있어요. 그게 당연히 성경에 기반하구요. 제멋대로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바운더리 안에서 멋대로 인 것 같아요.(웃음)"

 

 

 

 

 

 

버건디 빛 머리를 한 그녀는 정말 연희동의 빨간머리 앤 같았다.

대화속에서 물씬 느껴지는 그녀의 매력이 그녀가 빚는 양들의 색채를 조금 더 풍성하게 더해주었고,

이제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양을 빚어나가는지,

또 앞으로의 '채운'이 그려나갈 그림에 대해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 날 이후로 우리는 여전히 대화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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